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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혼의 아내에게

張河多 2011. 5. 23. 10:56

늙어가는 아내에게 
    내가 말했잖아 ~ 정말~ 정말~ 사랑하는 사람들은... 너... 나 사랑해...? 하고 묻질 않어 그냥 그래~ 그냥 살어~ 그냥 서로를 사는게야~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을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게야~ 머리카락 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~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거...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 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...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끝에서 역력하다.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 묻힌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.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~. 우리 괜찮았지...?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...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... 사랑해 ~~~

編輯 ... 張河多 多張印河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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