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나를 바라보니무금선원에 앉아 내가 나를 바라보니 기는 벌레 한 마리 몸을 폈다 오그렸다가 온갖 것 다 갉아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한다.조 오현 (1932) 세상은 그자체로 큰 스승이다. 내가 만나는 사람이 스승이고 선지식이다. 그들의 삶이 경전이고 팔만대장경이라는 스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마음을 숙여보면 그야말로 처처에 스승아닌가. 풀이며 벌레며 사람들의 삶이 다 그러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지나칠 뿐이다. 자신을 찬찬 들여다보고 주변을 곰곰 여겨볼 짬도 없이 무슨 거대한 흐름에 휘둘리듯 살기 때문이다. 그런중에 푸른 죽비 한 대를 맞는다. 설악산 백담사 무금선원의 무한고요를 똟고 나온 일성 그속의 일침에 순간 움찔한다. 나를 벌레로 내려놓고 바라보는 저 통 큰 통찰... 게다가 온갖 것 다 갉아먹으며/배설하고/알을 슬기도 한다’니 한 생명으로서의 천연덕스러움에 웃음도 슬몃 물게한다. 장자의 호접몽과도 또한 다른 명료한 조감 같은 응시에 윤회까지 얹어 돌아보는 날 - 일상이 절집이고 삶이 곧 만행이라고 뇌던 말을 가만 주어담는다.정 수자-시조시인Click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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