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曾野綾子의 아름답게 늙는 智慧
늙어가는 자신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.
노인 공부의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일본의 여류 소설가
소노 아야코 [曾野綾子.1932년생 독 실한 가톨릭신자]의 '계로록(戒老錄)
"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" 이다.
사실 이책은 그가 노인이 되어 경험으로 쓴 것이 아니라 40 대에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는 제목 그대로이다.
40대 50대 60대 70대에 중 판을 내면서 서문에 거듭 소감을 밝힌다.
소노가 권하는 노년기의 마음가짐 몇 구절을 소개하며 한번쯤 권하고 싶 은 책이다.
-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말라.
젊음을 시기하지 말고 젊은 사람을 대접하라.
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하라.
손자들에게 무시당 해도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.
-모두가 친절하게 대해 주면 내가 늙었다는 것을 자각하라.
입 냄새. 몸 냄새에 신경 쓰고 화장실을 사용할 때는 문을 꼭 닫고 잠가라.
문을 나서기전에 지퍼에서 손을 떼라.
-신변의 일상용품은 늘 새 것으로 교체하라.
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여행은 많이 할수록 좋다.
체력.기력이 있다고 다른 노인들에게 뽐내지 마라.
-며칠 못 살고 죽는 하루살이가 있는가 하면 모하비사막의 떡갈나무 덤불처럼 1만년 이상 사는 생물도 있다.
그나마 사람은 포유류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종이니 나이 들면 선선히 마음을 비우며 '대비’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.
-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힐 것.
사용법이나 설명서를 읽어 보려고도 않고 미리 포기한다.
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이대로가 좋다며 기계 를 거부한다.
처음부터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노화의 전형이다.
-칭찬하는 말조차 주의할 것.
여러 명이 있는 데서 한 사람만을 꼬집어 칭찬을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.
저 정도의 면밖에 볼 줄 모르 는 사람으로 치부당하거나 나머지 사람들에게 다른 실망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.
자식들의 경우도 한 명만을 칭찬 한다면 나머지 자식은 무슨 꼴인가.
칭찬을 할 때는 따로 조용히 불러서 당사자에게만 하는 게 낫겠다.
-평균수명에 오르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.
평균적으로 70세 이상이면 솔직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.
이념이 아무리 높고 깨끗하다고 해도 정치처럼 책임이 큰 일 은 나서지 않는게 본인아나 다른 사람을 위하는 길이다.
자신만 모르는 치매기가 있을런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바란 다.
50 이 넘으면 젊은 나이가 아니므로 항상 젊은이들에게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.
-노인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거리로 삶지 않을 것.
'노인이니까' '노인에게 무슨 말인가' 따위의 생각은 버려라.
노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처음부터 사회적 계약에 기본을 둔 관계는 피해야한다.
책임을 회피해도 안된다.
잘못을 인정해야하고 일이 느리면 임금도 느린만큼 반 만 받아야한다.
노인이라는 걸 내세워 대우받으려 한다면 오산이다.
건망증이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드러 내는 일도 자기의 변명에 불과하다.
-배설 문제에 너무 신경질적이 되지 말 것.
자고로 대변은 보지 않아도 큰 해는 없으나 소변은 오랫동안 보지 않으면 해롭다라는 명확한 말이 있다.
변 한번 보 지못한 걸로 야단법석을 떠는 노인은 달리 생각할 게 없어 한가로운 생활의 정신적 빈곤을 나타낸다.
대부분 식이 요법으로 되지 않으면 기다리면 해결된다.
정신적인 문제로 첫 째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.
-우리 몸의 세포도 그러하듯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 한다.
일반적으로 물건을 하나 사면 하나를 버리는 게 맞다.
자꾸 물건이 쌓이면 집안의 공기도 나빠진다.
쓸모없는 것 을 버리고나면 공기가 많아져 젊어지는 효과도 있다.
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새 걸 사면 뭘해.. 라는 생각은 자신을 더욱 고루하게 만든다.
신변소품은 가급적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정체된 자신에 활기를 준다.
-거지 근성을 버려라.
노인들 사이에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을 어떤 템포로 쓰는 것이 비참한 여생을 보내지 않는 방법일 까에 매달리다가 갖고 있는 돈을 쓰지도 않고 궁색하게 살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.
90세까지의 계산으로 다 써버린다 는 요량으로 그 후는 내 알바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편하다.
그나마 능력이 된다고 하면 사회가 주는 것은 무엇이든 지 받고 모자라는 거지근성은 버리는 게 자기를 위해서도 좋다.
-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.
화초는 안이한 대지 위를 걷는 것과 같다.
거기에 비해 인간의 마음을 상대하는 일은 흔들리는 통나무 위를 걷는 격 이다.
흔들리는 통나무는 심리적 반응, 튼튼하고 유연한 허리와 다리,
유연한 관절이 없으면 건널 수 없다.
살 아간다는 것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더불어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.
새삼 이제와 철학책을 읽고 세익스피어를 읽으면 무슨 소용이야...라는 사람이 있다.
세익스피어 작품 속에 함축된 의미를 알게 되는 건 노년에만 누리는 특권 이기도 하다.
세계정세던 세익스피어던 도전하라.
-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실패라던가 유감이라는 말은 하지말자.
깨끗한 집에서 뽀송한 이불을 덮고 균형있는 식사를 했다면 그야말로 대성공이다.
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, 사랑 도 알게 되고, 자유롭게 다니며 여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를 했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면 인생의 대성공이다.
그런 계산이 불가능한 사람은 도대체 그 나이가 되도록 뭐했냐는 비난도 싸다..
-친구가 먼저 죽더라도(아내가 먼저 가더라도) 태연할 것.
사람 나름이지만 친구의 죽음에 별로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.
젊은이들이야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겠지만 노화란 그런 느낌마저 덜 느끼게하는 쓸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.
하지만 나와 몇 십년 동안 같이 지내주고 살아줘서 고마워~ 라고 마음으로 감사하면 되는 것이다.
-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.
'옛날에 미남이었다.' '예전에 잘 나갔다.'
'옛날에 여자들한테 한 인기를 했지...' 라는 이야기는 웃기기 위해 잠시하 는 외에는 하지 않는다.
지나치게 반복되는 옛날 이야기는 상대를 지치게 하거나 관심을 나로부터 잃게 한다.
젊은이가 동석한 경우에는 젊은이에게 대화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올바르다.
-비 바람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.
강풍이나 호우가 내리는 날은 노인뿐 아니라 다들 외출을 삼간다.
노인이라고 해서 자연현상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 요는 없다.
약속이 있는데 비바람이 다소 분다고 약속을 취소하지는 말라는 얘기다.
가끔은 노인에게도 어느 정 도의 자극은 필요하다.
-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자.
새벽에 일어나 우두커니 앉아있는 노인을 본다는 건 식구들에게도 좀 그렇다.
아니면 할머니의 이부자리가 새벽에 텅비어 있다면 그것도 허 전할 것이다.
되도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허전할 시간이 줄어든다.
하지만 규칙적으로 일찍자고 일 찍 일어나는것이 습관화 되었다면 한탄 할 필요는 없다.
그만큼의 자유로운 시간을 마음껏 즐기면 되니까---
-살만큼 살았고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결재는 해 두자.
어차피 죽음도 누구나 격게 될 삶의 일부이다.
죽음에대한 마음의 선택도 당사자의 몫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 도 달라질 것이다.
나이가들면 길섭의 풀 한 포기나 담쟁이의 보잘것 없는 단풍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.
어 떤 처지에도 마음을 열면 감동할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.
정성으로 그걸 잘 찾아내어 음미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다면 이런 걸 체험하는 것 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았다'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.
-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.
한 입이라도 자연스레 자신이 직접 먹는게 좋다.
음식을 입에 대지 않을 때는 자꾸 한 입이라도 권한다.
점적주 사(관을 통해 음식을 주입시키는 행위) 만은 금하는 것이 좋다.
인간이 왔다가 자연스레 죽는 것이 이치이다.
죽 음에 대해 일상에서 늘 편안하게 생각하며 친숙해지는 준비를 하자.
어머니로부터 와서 한세상 잘 살고 이제 어머 니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니까...
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간의 화해이다.
- "戒老錄"(曾野綾子지음)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