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물+창고

900일 간의 소풍 - 어머니의 소원

張河多 2014. 6. 7. 09:04


900일간의 소풍



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.
"먼 곳에 가보고 싶어~, 서장이라는 곳에 꼭 가보고 싶어~."
서장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.
비행기를 탈 돈도 없고
자동차도 없는 아들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.

칠순의 아들은 세 발 자전거에 수레를 매달고 어머니가 편히
앉아 바깥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사방에 창문을 냈습니다.

평생 자신을 위해 희생해 온 어머니를 위해서 아들은 힘껏
페달을 밟았습니다.
길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냇가에서 빨래를 하면서
아들과 어머니는 함께 900일 간의 소풍을 했습니다.

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원하던 서장까지는 가지 못했지만
103번째 생일을 앞두고
눈을 감기 직전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.

"너와 세상 구경하는 동안이
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였어..."
라고

아들은 어머니의 유골을 수레에 싣고 7개월이란 긴 세월동안
자전거 페달을 계속 밟았습니다.
어머니의 유해를 서장에 뿌리기 위해서였습니다.
마침내 도착한 서장...

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쏟은 아들은 어머니가 시원한 바람이
되어 자신의 볼을 쓰다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.


- 왕일민의 '어머니와 함께한 900일간의 소풍' 중에서 -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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